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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성원으로 공식적으로 인치는 유아세례

Sola. 2023. 7. 9. 07:00

 

교회의 성원으로 공식적으로 인치는 유아세례

허순길 박사

 

“아기는 부모와 같이 하나님의 언약과 교회에 속해 있어”

 

태어나는 아기는 부모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담으로부터 재생산하시는 하나님의 피조물이다(시 139:14-16). 하나님의 형상을 따른 참으로 신묘막측하고 은밀한 생명으로 지음받는다.

 

그 중에도 특별히 신자의 자녀는 나면서부터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다. 그 아기가 심히 귀하다. 신자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아기를 가지게 된 것은 그렇기 때문에 큰 복이며 은혜이며 감사의 제목이 된다. 하나님의 자녀이면서 나의 자녀를 기르는 부모는 얼마나 고귀한가? 왕자나 공주를 기르는 어미와 비교할 수 없이 복된 부모들이다.

 

신자의 아기는 부모와 같이 하나님의 언약에 속해 있고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다. 그 아이는 부모와 같이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은 속죄에 대한 약속과 믿음을 일으키시는 성령에 대한 약속을 받고 있다. 언약의 가문에 태어난 아기에게 하나님은 복을 약속하신다. 아! 얼마나 좋은가!

 

 

1. 유아세례의 의의

 

유아세례는 이 복과 구원의 약속을 하나님께서 확실하게 인치시는 가시적인 표다. 우리 하나님은 그분의 교회 가운데서 신자의 부모가 낳은 아기를 나의 언약 백성 중 하나라고 등록해 주시는 공식적인 표를 세례를 통하여 주신다. 그 표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닌 이 쪽, 하나님의 언약 백성에 속하였다는 것을 분명하게 구별하시는 표이다.

 

옛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아기가 출생한 후 8일 만에 할례를 주도록 명령하셨다. 할례는 언약 백성 이스라엘과 언약 밖에 있는 이방인들과 구별하는 하나님의 언약의 표와 인이었다. 할례받은 아기가 일평생을 살며 ‘나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시려고 생명 생산과 관련된 생식기의 피부를 베어내어 표하셨다. “너희는 양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창 17:11).

 

구약에서 언약의 표시인 할례에는 피 흘림이 있었다. 그 피 흘림은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피 흘리실 것을 약속하는 예표였다. 그러나 신약에서의 언약의 표에는 피 흘림이 아닌 물이 사용된다. 할례에서 피의 약속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하나님은 그분의 자녀에게 마치 물이 몸의 더러운 것을 씻어내듯이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로 그 아기의 죄를 씻기신 것을 물로 표시해 주신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에서 세례에 대하여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으로 씻음 받는다’(제79문)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약속의 표이다. 세례 요한의 세례는 물세례였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주시는 세례는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의 세례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이다. 세례에서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께서 언약을 표시해 주신다.

 

천주교에서는 세례를 구원 문제와 직결되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아기가 출생하자마자 곧 신부가 찾아가 세례를 주어왔다. 그러나 세례는 구원의 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맺어진 하나님의 언약의 표이다.

 

부모와 교회는 언약의 자녀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의 반응을 속히 보이고 언약의 자녀로서의 인을 언약 백성의 무리인 교회의 회중 가운데서 받고 함께 감사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이 아기에게도 부모와 온 회중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구원이 틀림없이 약속되었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의 복이 반드시 약속되었다는 감사와 기쁨으로 하나님의 표를 받는 것이 세례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죄에서 구속받는 것과 믿음을 일으키시는 성령이 어른 못지 않게 유아에게도 약속되었습니다”(하이델베르그 제74문답). 때문에 유아세례는 그 부모뿐 아니라 온 회중이 함께 기뻐하고 감사할 이유가 된다.

 

 

2. 성령의 인침을 상징하는 세례

 

유아 세례는 그 가정만 아니라 온 교회가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잔치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개혁교회에서 유아 세례를 주는 주일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고 언제나 열려있다. 부모가 신청하면 어느 주일이든 예배 중에 세례의식을 갖는다.

 

그러기 위하여 예배당의 설교 강단 앞에는 유아에게 뿌릴 물을 담는 세례반이 항상 놓여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의 방편이 말씀과 성례라는 것을 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아세례가 없는 날에도 강단 앞에 있는 그 세례반을 보며 회중은 자신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것을 되새기게 된다. 세상과 구별된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신자의 자녀들은 세례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교회에 공식적으로 접붙임을 받게 된다. “언약의 표인 세례로 유아는 그리스도의 교회에 접붙임을 받아야 하고 또 불신자의 자녀로부터 구별되어야 합니다”(제74문답). 그 때에 그 아이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회중 앞에 공포되고 교적부에 오르게 된다.

 

오랜 기독교 전통을 가진 서구교회에서는 이 이름을 세례명이라고 한다.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을 때에 불린 그 복된 이름이 평생 그의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깊은 언약적인 의의를 가진다.

 

개혁교회 정치(Church Order)에 “세례는 하나님의 언약의 인이 되기 때문에 신자들의 자녀들에게 할 수 있는 대로 속히 교회 예배 중에 시행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개혁교회에서는 아이가 출생한 후 산모가 교회에 나올 수 있는 주일이면 바로 유아 세례를 시행한다. 월요일에 아기가 출생했으면 그 다음 주일에는 대체로 세례를 받는다.

 

 

마치는 말

 

유아 세례는 그 아기와 그 부모와 그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복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를 공식적으로 표하시며 그 교회 회중과 그 부모에게 주신다. 사랑하도록,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의 사랑을 알도록, 그리스도 안에 주신 은혜를 알고 믿고 감사하도록 맡기신다. 동시에 성령께서 언약을 인침 받은 그 아기와 함께 하시며 믿음을 일으키시며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를 제거하시고 생명을 일으키는 활동을 시작하신다.

 

그리스도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삼위 하나님이 함께 거기 계셨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아기에게 삼위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또한 일평생에 언약하신 하나님으로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시고 표하신다. 그 때에 그 세례를 지켜보는 회중은 저 아기와 또한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신 하나님을 다시 한번 고백하게 된다.

 

“임마누엘, 아멘.”

 

 

 

출처: 덴버둘로스장로교회

 

< 허순길 박사 > - 허순길 박사는 고려신학교 졸업(1960년), 고려신학교 재학 시절에 고 박윤선 박사의 사서로 있었으며 화란으로 유학을 하였다. 캄펜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1972년),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하였다(1972-1977년). 이후 호주 자유개혁교회의 목사로 봉사하였으며(1978-1987년) 1988년부터 1999년까지 다시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및 원장으로 재직하였고 은퇴 이후에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