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안식일’(Sabbath)의 주인인가?
장대선 목사 (2017.3.28)
막 2:27절에서 주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새 그의 제자들이 길을 열며 이삭을 자르”는 것을 지켜본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저들이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까?”라고 물은 것에 대한 답변이다.
그런데 그러한 주님의 말씀을 이해할 때에 흔히 범하는 오류(실수)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The Sabbath was made for man)이라는 말씀을, 그야말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도록 지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휴식과 편리를 보장하는 것이 안식일의 참된 목적이라고 보는 경우를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안식일과 관련되는 주일 성수에 관한 모든 규정들도 사람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서 심지어 주일 자체도 임의로 다른 날을 선정하여(이를테면 쉬는 날에) 성수할 수 있다고 해석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정작 28절에서 이르시기를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Wherefore the Son of man is Lord, even of the Sabbath)고 최종적으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not man for the Sabbath)라고 하셨을 때에도, 그 안식일에 관한 최종적 의도는 사람의 휴식과 편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자’(Son of man)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있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칠일의 마지막 날로 지키던 ‘안식일’(Sabbath)이, 첫째 날로 바뀌며 ‘주의 날’(the Lords day)로 불리게 된 것으로서, ‘주일’이라 불리기도 하는 주의 날이 말하는 주인(the Lords)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안식일의 주인이시라는 말은 어떤 의미와 이해를 내포하고 있을까?
우선 그 말씀 속에는 안식일이었던 칠일의 마지막 날이, 주일인 칠일의 첫 날로 바뀐 것이 결코 유대교와의 중복을 회피하려는 1세기 교회의 관례나 임의적인 제정이 아니라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 즉 칠일의 마지막 날이 아니라 첫 날로 바뀐 것은, 신적 권위(Divine authority)에 따른 것으로서, 그 사실은 주님께서 안식 후 첫 날 아침에 부활하심으로 명백히 증명되었다. 따라서 주님께서 부활하신 뒤 여드레 후에 제자들이 모였을 때의 그 날은 바로 안식 후 첫날이었고,(요 20:19) 예수께서 다시 승천하신 뒤에 제자들이 한 곳에 모였던 날도 안식 후 첫날인 오순절이었다.(행 2:1) 마치 창세 때에 하나님께서 친히 일곱째 날에 안식하심으로써 안식일을 제정하셨던 것처럼, 신약시대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친히 안식 후 첫날에 부활하시어 주의 날을 제정하신 것이다.
한편, 주의 날(혹은 주일)이 그처럼 제정된 것에는, 그 자체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부활’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가장 명백하고도 확고한 기념은 이미 보편적으로 지켜오고 있는 ‘부활절’(Easter)의 한 날만이 아니라, 매 주일마다 이뤄지는 것이다.
이러한 주의 날에 함의된 부활의 의미에 관해, 윌리엄 구지(William Gouge, 1575-1653)의 주일에 관한 교리문답(The Sabbaths Sanctification, 1641)은 제46문에 대한 답변 가운데서 이르기를, “그리스도의 부활은 죄로 인한 형벌인 사망에 대해서 뿐 아니라, 사망의 권세를 지닌 자 마귀에 대해서도 완전히 승리하신 증거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공의를 완전하게 만족시키셨다는 것과, 하나님의 진노에 대해 온전히 화목을 이루셨다는 증거이다. 이런 면에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다시 살아나셨다”(롬 4:25)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충족되었고, 그리고 진노가 화해됐으며, 사망과 마귀가 정복되었으니, 무엇이 우리의 구속과 칭의를 방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잘 설명한바 있다.
무엇보다 구지는 “이러한 일이 창조를 훨씬 능가할(surpasseth the Creation) 뿐 아니라 매주 기억되기에 마땅한(much more deserveth a weekely memoriall)”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매주 우리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공의의 충족, 화해, 사망과 마귀의 정복, 우리의 구속과 칭의에 관한 모든 은혜의 풍성한 내용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세 때에 하나님(성부)께서 제정하신 안식일은 불완전한 것이었는가? 진정한 안식이 되지 못했던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창세기 2장의 안식일에 대한 제정은 분명한 안식의 모범이다. 다만 그 이후로 곧장 타락해버린 사람(Adam)은 새로운 피조물로서만 원래의 안식에 들어갈 수 있을 뿐인데, 바로 그러한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부활하시어 이루신 날(the Lords day)은 창조의 날을 능가하는 위대한 일이니, 구지는 왕상 8:4절에서 “여호와의 궤와 회막과 성막 안의 모든 거룩한 기구들을 메고 (성전으로) 올라간” 것처럼, 안식일이 주의 날로 대치됐다고 설명하여 이르기를,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우리보다 앞서 살았었던 사람들이 주중 마지막 날에 매였던 것처럼, 주중 첫 날을 기념하는 일에 매여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식일의 주인은 우리(사람)가 아니라 인자(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바로 그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고후 5:17)이 되어, 부활과 영원한 안식을 온전하게 기념하는 일에 착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어찌 주일을 거룩하게 성수하는 일을 게을리(혹은 편리하게 변경) 할 수 있겠는가!
사실 주일을 거룩하게 성수하는 일은 예배당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사 1:11절에서 여호와께서 선지자를 통해,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고 말씀하시어, 참된 제사가 율법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데에 있음을 드러내신 것처럼, 주일을 그저 예배당에서의 예배행위로만 국한하여 성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사 1:12절에 이른 것처럼 “마당만 밟을 뿐”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주일 온 종일을 그처럼 거룩하게 안식함으로 주일을 성수함이 마땅한 줄 알고, 이를 “성회와 아울러(예배당에서의 예배와 아울러)” 가정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행할 줄 알 때에 비로소 우리들은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만 매이는 거룩한 일들에 더욱 온전히 참여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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