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칼빈을 말한다 - 남편과 아버지로서 조준영 기자 / 기독신문 (2009.5.29) 좀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어느덧 그녀의 정숙하고 단아한 자태가 떠올랐고, 새벽의 고요를 깨고 부드러운 목소리조차 들려오는 듯 했다. 친구 마틴 부써가 처음 그녀를 추천했을 때 그녀는 평소 생각하던 배우자감과 꼭 들어맞았다. 정숙하고 순종적이며, 까다롭지 않고 검소하고 인내심이 많은 여자였다. 자녀가 둘 딸린 미망인이긴 했지만, 그녀의 장점들은 그것을 뛰어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가슴 속엔 어느덧 그녀에 대한 연모마저 자라고 있었다. 때는 1540년, 서른한 살이 된 칼빈에게 결혼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이 구체화되는 순간이었다. 목회와 교육, 저술활동에 매진하던 칼빈은 평소 결혼과 이성에 대해 별 관심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