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회를 세우는 원리
김인석 목사 (2019.1.29)
장로교회는 노회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교회가 산다.
장로회 정치에서 완전한 교회는 노회다. 지교회는 회중들이 예배하고 교제하는 유기적 의미의 교회다. 지교회의 기구적 완전성은 노회가 세워졌을 때 가능해진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수종들게 될 교회의 직원들을 가르치고 시험하여 안수하고 지교회에 파송한다.
성경을 해석하고 교리를 확정하며 각종 모범들을 정립하고 재판건에 대하여 주님의 이름으로 시벌하고 회개한 자들을 해벌한다는 면에서 장로정치는 노회정치이며 장로교회는 노회로부터 확립된다. 장로정치의 치리회는 당회, 노회, 대회 및 총회로 이루어져 있다. 당회와 노회는 상비회이고 정기회이다. 대회와 총회는 임시회일 뿐만 아니라 노회들의 총합이다.
치리회들 사이의 관계는 상회와 하회의 관계이면서 동시에 광회(넓은회)와 협회(좁은회)의 관계로 수직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당회와 노회의 관계는 must be under 가 선행하고 may be under 를 허용하는 관계로 정립되었다. 노회와 총회는 그렇지 아니하다. 사도회가 치리던 초대교회는 그리스도 교회의 기초를 세우는 과정이었으므로 한 지역에 여러 지교회들이 세워지는 것이 중요했고 이 기도처들을 사도와 전도자들에 의해서 시험하고 점검하고 지역교회로서 교회직원들을 세우는 과정을 밟아갔다. 그런 의미에서 지교회를 세워가는 일이 중요했으나 이때에도 언제나 사도들은 지역노회들에게 서신을 보내 각종 의문들이나 복음의 교훈을 전달했다.
오늘날에는 이미 장로회정치의 모든 기구들이 확립되었고 다만 그 실효성이나 기능을 바르게 시행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 별개로 이미 완전한 교회로서 노회의 기능적 기구가 마련되었다면 이 기구들이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이미 확립된 정통장로교신학과 정치원리들을 회복하는 일이 남아 있다.
장로정치 아래에서 지교회는 이런 의미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노회를 참다운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에 살 길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장로회정치의 원리를 주장하되 회중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모든 교회 내 문제들을 유력한 개인이나 한 교회의 권위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공적인 질서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공적인 질서로 드러날 수 있도록 희생하고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가 교회를 세우며 교회가 교회를 돕는다는 것은 힘 있고 재력있는 한 교회가 연약한 교회를 돕는다는 뜻이 아니다. 한 손이 한 일을 다른 손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교훈의 말씀은 돕는 자는 도움을 받는 자들이 누구로부터 도움을 받는지 알지 못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약한 자들이 주님의 은혜요 주님께서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치리회의 손을 통해서 도움을 받으므로 오직 주님께 감사함을 드리도록 인도해야 한다.
이것은 권징의 시행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사로운 처리가 아니라 주님께서 교회 직원들을 통하여
교회를 다스릴 권세를 주셨으므로 그들을 통해서 다스려질 수 있는 잘 닦인 길을 만들어 가야할 필요가 있다.
시찰회는 치리기관이 아니다. 다만 시찰하는 위원들이 노회로부터 선출되고 시찰하는 직무를 담당하는 자들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시찰 경내에 있는 교회직원들은 친목과 더불어 성경 말씀에 대한 이해와 교리 및 교회 정치 원리에 대해서 탐구하고 지교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노회의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장로교회는 정치체제 자체가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회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이 가진 수준에 비례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끊임없이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립된 장로교 정치 원리, 우리 손에 남겨져 있고 적어도 이러한 원리들, 규범과 질서, 제도들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여기에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잘 준비되어 있어야 주님께서 사용하실 때 그의 손과 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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