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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1645)의 주일예배 순서에는 왜 ‘사도신경’이 빠져 있는가?

Sola. 2024. 11. 30. 06:00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1645)의 주일예배 순서에는 왜 ‘사도신경’이 빠져 있는가?

 

장대선 목사 (2017.12.9)

 

 

현대의 기독교(개신교) 신앙에서 ‘교리’에 대한 입장은 극명하게 양분되는데, 반드시 교리에 근거하여 신앙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교리는 오히려 논쟁과 분열을 야기하므로 최소한의 선에서만 통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

 

그런데 교리를 신앙에 있어 최소한으로 국한하고자 했던 분들이 공히 예배 중 고백하는 ‘사도신경’(The Apostles' Creed)으로 한정하는 교리의 사용을 지향해 왔다가, 최근에는 이 조차도 생략하려는 생각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다.

 

이런 형편 가운데서 필자는 오래 전부터 사도신경으로 국한된 교리의 사용이 아니라, 최소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에 바탕을 두고 예배에서 교리가 활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한편,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가운데 하나인 예배모범(THE DIRECTORY FOR THE PUBLICK WORSHIP OF GOD, 1645)에서는 사도신경에 대해 소개하지 않으며, 오히려 ‘주기도문’(The Lord's Prayer)의 사용이 강조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즉 설교 뒤의 기도에 관해 언급하는 문장 가운데서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주기도문)는 기도의 유일한 바탕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가장 함축적인 기도이기에, 우리는 교회의 기도에 있어 항상 사용하여야 함을 권고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웨스트민스터 회의에서 예배모범에 대해 논의할 때에,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것은 로마 가톨릭적인 고교회(High Church)의 전통으로 여겨 예배의 순서에서 배제토록 했었다. 예배순서 가운데 정해진 문구를 암송하는 방식으로 신앙고백을 하는 것은, 로마 가톨릭교회나 성공회에서 사용하는 ‘기도문’과 ‘예식서’에 바탕을 두는 예배형식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서 그처럼 사도신경을 예배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교리를 지양하고자 하는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예배에서의 설교는 중요한 교리를 포함하여 명료하게 성도들에게 전달되어야 함을 “본문에서 교리를 도출할 때에, 유의할 것은, 첫째로, 그것이 하나님의 진리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진리가 본문에 기초하거나 본문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회중이 해당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가르치시는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해당 본문이 주로 가르치는 교리를 강조함으로써 회중의 신앙성숙에 크게 유익하도록 해야 한다. 교리는 쉬운 용어로 표현하도록 하고, 만일 설명이 필요한 어떤 것이 있으면 터놓고 설명하도록 하며, 본문에 근거하여 명확히 결론을 내려 주어야 한다. 교리의 뒷받침이 되는 성경의 병행 구절을 인용할 때에는, 분량이 많기보다 오히려 교리와 명백히 관련이 있어야 하며, 그리고 (필요할 경우라도) 해당 교리의 목적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적절한 말씀이어야 한다”는 문구 가운데서 명백히 다루고 있다.

 

결국 웨스트민스터 회의에서 예배모범에 사도신경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예배와 신앙에 있어서 교리를 지양하거나 배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폭 넓고 실제적인 교리의 전달과 사용을 위하는 의도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지극히 단순한 사도신경의 문구 정도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오히려 영과 진리의 예배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최근에 이찬수 목사를 비롯하여 몇몇 목회자들에 의해 사도신경을 예배 때에 고백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피력되는 것 같은데, 그러한 의견에 있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교리무용론이 아니라 ‘교리활용론’이다. 사도신경과 같이 지극히 초보적인 교리의 수준이 아니라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이나 벨직 신앙고백, 도르트 신조, 무엇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을 적극 활용하는 설교를 통해 영과 진리의 개혁된 예배를 드려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사도신경의 사용을 지양하고자 하는 분들의 신학적 바탕을 보면 교리적으로 굳건한 기반을 갖춘 분들이라 확신하기가 어려운 분들이 계셔서, 그러한 발언의 배경이 교리활용론이라 확신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가운데 하나인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 관해 먼저 배우고 숙지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다.

 

감사하게도 2018년 1월에 고백과문답에서 출간하는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 스터디』는 바로 그러한 우리의 실정을 보완하는 시의적절한 교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니, 새로운 한 해에 장로교회의 예배모범이 예배와 교회의 전반적인 목회지침에 관해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지 모든 목회자와 직분자, 그리고 성도들이 함께 공부하도록 하자!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이 작성되기 이전까지, 주로 중세시대 로마 가톨릭교회의 예배 형태였던 ‘미사’(Missa)와 국가교회로서의 성공회의 예배 형태와 구별되는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의 예배 형태, 그리고 그러한 예배모범에 연계되어 있는 신앙의 실천에 있어서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오히려 우리가 왜 지금도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의 내용을 살피고 지향해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먼저 우리들은 장로교회의 예배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장로교회의 신앙 가운데서 예배는 성경이 제시하는 원리에 근거해서만 드려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경이 금하고 있는 예배의 태도는 항구적이고도 철저히 금하며, 오직 성경에서 바르게 산출할 수 있는 근거에 의해서만 모든 예배의 요소를 구성하는 것이 장로교회 예배의 원래의 신학적 특성이다.

 

반면에 로마 가톨릭교회와 성공회, 그리고 루터교회와 감리교회의 신앙에 바탕을 둔 예배에서는 ‘규범적 원리’(Normative Principle of Worship)를 지행하고 있다. 즉 성경에 명백히 금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예배에서 금하되, 성경에서 금하는 언급이 없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제정하여 사용함으로써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생략)

 

그런데 이러한 규정적 원리 가운데서 볼 때에, 장로교회의 예배에 있어 그 중심이자 근원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다. 따라서 예배의 모든 순서들이 전적으로 성경을 지향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 장로교회들의 표준적인 예배모범인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의 예배순서와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영과 진리의 예배(요 4:24)는 성경의 진리에 근거하는 예배이며, 오직 성경이 중심이자 원천인 예배이다. 바로 그러한 원리와 이해를 바탕으로 예배에 있어서 음악과 심지어 사도신경과 같은 신앙고백조차도 필연적인 요소가 될 수 없다고 본 것(이는 주로 회중주의인 독립교회파의 영향이 컸다)이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참가한 총대들(특히 스코틀랜드 장로교도들)의 논의된 결론이었다.

 

물론 사도신경의 신앙의 내용들과 그 고백들은 설교에서의 메시지 가운데서 충분히, 그리고 풍성하게 전달되고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그 때의 교리는 성경과 별도로 강설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성경 가운데서 연역되는 방식으로서 전달되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교리는 성경 가운데서 활용될 수 있는 필연적인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와 성공회의 고교회(High Church)에서는 이를 넘어서는 규범적 원리로 신앙고백을 비롯하여 영광송 등이 예배의 중요한 순서로 자리하도록 했으며, 특히 기도서나 예식서와 같이 정해진 문구로서 사용하는 일종의 ‘성무일도’(Officium Divinum)로 사용했던 것인데,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는 이마저도 용인하지 않을 만큼 철저히 규정적으로 예배를 개혁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처럼 예배에서 사도신경을 사용할 것인지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면, 예배에 있어서의 규정적 원리와 규범적 원리를 구별할 뿐 아니라 어떤 것이 참되고 타당한 예배의 원리인지에 대한 분명하고도 정당한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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