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교리 교육계획을 위한 교리공부의 의의와 방법
성희찬 목사 / 산제일교회 (2016.5.31)
최근 한국교회에 교리공부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 아직 소수지만 교리를 공부하는 교회가 점점 늘어가고 있고 주로 목회자와 후보생들이 애독하는 기독교잡지에서 심심찮게 교리를 강조하는 글이 실리고 있다 . 어쨌든 이러한 현상이 그냥 스쳐가는 바람 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 차제에 본 글은 교리공부의 의의 와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고자 한다 .
1. 왜 교리공부가 필요한가?
(1)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1563 년 ) 서문에서
경건한 성도들은 모두 교회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집과 학교와 교회 에서 자기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가르쳐왔다 . 그 이유 는 다음과 같다 .
첫째 , 자녀들에게 제때에 유익한 교리를 가르치지 않으면 그 교리를 행하지 않게 되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부패성이 급속히 그를 장악하여 마침내 교회와 국가에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
둘째 , 하나님께서 강조하시며 부모에게 이것을 지시하셨기 때문이다 . 특별히 다음의 말씀에서 볼 수 있다 . “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 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 ( 신 6:6,7)
셋째 , 이스라엘의 자녀들이 할례를 받은 후 성장하여 이해력을 가지 게 되었을 때 언약의 표와 하나님의 언약에 대해서 가르침을 받은 것 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그들이 받은 세례와 관련하여 또 기독교의 신앙 과 회개에 대하여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이는 장차 이들이 교회 앞에서 자기들의 신앙을 고백하고 주의 성찬 상으로 나갈 수 있기 위해서이다 .
이를 요약하면 크게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 즉 우리 안에 있는 부패성과 악을 제어하기 위하여 , 자녀의 경우 세례 이후 바른 고백으로 성찬에 나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세례 받은 신자의 경우 세례의 바른 의미를 깨닫고 성찬에 나아가기 위해서이다 .
(2) 성경과 교리공부의 관계
‘ 오직 성경 ’ (Sola Scriptura) 과 더불어 ‘ 모든 성경 ’ (Tota Scriptura) 은 개혁주 의에서 중요한 원리이다 . 그런데 교리를 공부하는 것은 모든 성경을 온 전히 아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 대개 성경을 공부할 때 자 기의 관심사나 한계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있다 . 심지어 설교 자조차도 개인의 한계와 성향에 국한되어 성경본문을 확정하여 설교할 때가 있다 . 바울 사도가 이야기한 ‘ 하나님의 모든 도 (道) ’ 를 전하고 ( 행 20:27) , 또 주께서 명하신 ‘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 하기 위해서 ( 마 28:19) 성경 전체를 요약한 교리공부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
(3) 교회정치와 교리공부의 관계
신앙의 전통을 이은 개혁주의 문서 중에 ‘ 팔츠 교회정치 ’ (1563 년 ) 가 있다 . 팔츠는 당시 독일의 한 지방 이름이고 이 지방의 프리드리히 선 제후 (1559-1576) 의 주도아래 작성되었기에 그렇게 이름이 부쳐졌다 . 이 사람은 ‘ 경건한 자 ’ 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당시 개혁교회를 위해서 크 게 헌신한 사람이었다 . 그런데 놀라운 것은 ‘ 팔츠 교회정치 ’ 라는 이름의 책에 우리가 잘 아는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 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
그래서 어떤 이는 이로써 팔츠의 종교개혁이 완성되었다고 말하기 까지 한다 .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사도신경 , 주기도 , 십계명을 해설 한 것으로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129 문답에 걸쳐 성경의 교리를 잘 요약한 신앙고백서이다 . 여기서 우리는 ‘ 교회정치 ’ 에 ‘ 요리문답 ’ 이 실렸 다는 점에 주목하자 . ‘ 팔츠 교회정치 ’ 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 1) 설교 2) 세례 3) 요리문답 4) 성찬 5) 권징 6) 구제
여기서 볼 수 있는 대로 교회정치의 목적은 목사의 설교가 전파되 기 위한 것이다 . 그래서 제일 먼저 설교가 나온다 . 설교가 있는 교회는 하나님의 언약으로 살아간다 . 그래서 언약의 표와 인인 세례가 나온다 . 이를 위해 교리 (= 요리문답 ) 를 가르친다 . 이는 성찬의 상에서 이루어지 는 예수님과의 교제를 목표로 한다 .
그러나 성찬은 공적인 신앙고백 후에 주어진다 . 즉 요리문답 교육은 세례에서 출발하여 성찬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 점에서 교회정치 는 교회교육을 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또 교회정치의 신앙고백 적인 성격과 동시에 신앙고백의 교회정치적인 성격을 지적할 수 있다 .
그러면 교회정치에 요리문답이 실린 것은 무슨 뜻을 가지고 있을 까 ? 이는 요리문답을 통해서 신앙과 교리를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첫 째는 예배의 질서와 무관하지 않으며 나아가 교회의 바른 질서와 무관 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또 세례와 성찬 사이에 요리문답이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즉 자녀가 ( 유아 ) 세례를 받은 후 성찬에 나가기 전까지 요리문답을 통 해 세례의 의미 즉 성경을 요약한 복음의 약속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고 그리할 때 성찬 이후의 권징이 바르게 시행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이 같은 순서는 구원의 질서에서 나온 것이다 . 즉 사람이 마음으로 믿
어서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고 구원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 ( 롬 10:9,10) 여기서 입으로 시인하는 것은 공적인 신앙고백을 가리킨다 .
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 한국교회는 미국교회의 전 통을 따라서 ‘ 교회정치 ’ 라는 용어보다는 ‘ 교회헌법 ’ 이라는 용어를 사용 해서 그 안에 교회정치를 비롯하여 권징조례 , 예배지침을 수록하고 있 지만 지금도 유럽과 세계의 개혁교회는 ‘ 교회정치 ’ 에서 직분과 치리회 , 예배와 권징을 다루고 있다 . 그래서 요리문답을 가르치는 것이 교회정 치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 받고 있다 . 즉 교회 가 ‘ 모든 것을 품위 있게 하고 질서 있게 ’ ( 고전 14:40) 하려면 요리문답을 가르치고 설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말하고 있다 .( 참고로 예장 고신
교회는 ‘ 교회헌법 ’ 안에 교리표준으로서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을 , 관리표준으로서 교회정치 / 예배지 침 / 권징조례를 두고 있다 .)
그러므로 왜 교리공부를 하며 그 유익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교 회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 교리공부는 예 배의 질서와 무관하지 않으며 , 나아가 교회의 질서를 세우는 것이며 , 신앙고백의 문제이기도 하다 .
(4) 교회의 일치와 교리공부의 관계
가끔 “ 우리교회는 무엇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라는 질문을 해본 다 . 물론 우리 각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성령께서 하나가 되게 한 것을 힘써 지키기 위하여 서로 겸손히 행동하고 서로 용납하는 노 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 그러나 나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공동의 토대 가 있다고 믿고 있다 . 즉 동일한 신앙고백이라는 공동의 토대이다 . 진 정한 하나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동일한 신앙고백을 통해 ‘ 진리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 ’ 이다 .
고신교회가 채택한 신조 ( 신앙고백 ) 는 삼대 공교회적 신경인 1) 사도 신경 , 2) 니케아 신경 , 3) 아타나시우스 신경 외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 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이 있다 . 누구나 성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 누 구나 성경을 믿는다고 말하고 , 누구나 성경을 읽고 성경을 묵상한다고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노선과 어떤 시각에서 성경을 보고 , 읽고 ,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
이 점에서 우리가 가진 공동의 신조는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를 이 루어가는 데 중요한 잣대를 제공하고 있다 . 따라서 “ 교리공부를 하는 이유와 유익이 무엇인가 ?” 라고 묻는다면 “ 진리 안에서 진정한 연합과 하나를 위해서이다 .” 라고 말하고 싶다 . 교회 뿐 아니라 한 가족 모두가 함께 한 목소리로 신앙고백을 하기 위해서 교리공부는 아주 중요하다 .
(5) 우리시대와 교리공부의 관계
우리시대의 특성을 생각할 때 교리공부는 필수불가결하다 . 잘 아는 대로 우리시대는 감성주의 , 반지성주의 , 상대주의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더욱이 이단의 거센 공격과 차세대 신앙 전수의 요청 앞에서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 뿐만 아니라 최근 WCC 총회의 부 산 개최와 한기총 사례 등을 두고 교회연합과 교단의 의미를 생각하는 때 교리공부는 우리에게 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
2. 어떻게 교리를 가르칠 것인가?
(1) 머리와 가슴과 손을 사용하라 .
교리를 공부한다고 할 때 공부한다는 행위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 이론적인 학습을 가리키는 것일까 ? 그렇지 않다 . 신앙에는 여 러 영역이 있다 . 신앙의 내용에 대한 지식의 측면 이외에도 신앙은 주 관적으로 확신되어야 하기에 확신의 측면 또 신앙의 체험 , 신앙의 결과 ( 열매 ) , 신앙의 윤리적 측면 등이 모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 그렇다면 교리를 공부할 때 머리는 물론이고 가슴과 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
죽은 문서를 공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 교리공부의 우선 목표는 생활에서의 위로를 위해서이다 . 이 점에서 교리공부는 실존적이 다 . 교리공부를 통해 나의 비참과 죄를 더욱 알아가고 , 내가 어떻게 구 원을 받았는가를 알아가고 , 구원 받은 이후 어떻게 감사하며 살 것인가 를 알아가는 것이며 , 이로써 주께서 주시는 위로를 내가 얻는 것이다 .
(2) 공교회가 채택한 신앙고백서를 충분히 활용하라 .
교리공부를 하려 할 때 공교회가 확정한 신앙고백서를 활용하는 것
이것만큼 좋은 자료가 없다 . 장로교회의 경우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 와 대교리문답 , 소교리문답 (1643-1647) 은 물론이고 그 이전부터 서방교 회가 채택한 일반적 신앙고백서인 사도신경 , 니케아신경 , 아타나시우스 신경을 공부하는 것이다 . 특히 아타나시우스신경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힘 있게 고백하고 있는데 삼위일체 교리를 가르치고 확신을 주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
이 외에도 개혁교회에서 채택하고 있는 벨직 신앙고백서 (1561 년 ) , 하 이델베르크 교리문답 (1563 년 ) , 도르트 신경 (1618-1619 년 ) 이 있다 . 벨직 신 앙고백서 27-32 조는 교회에 대해서 아름다운 고백을 하고 있고 , 하이 델베르크 교리문답은 다음 세대 신앙교육을 위한 훌륭한 교재이며 , 도 르트 신경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 , 사람의 전적인 부패와 같은 개혁 주의의 핵심 교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위의 신앙고백서나 교리문답은 모두 성경을 잘 요약한 것이며 사도 신경 , 주기도 , 십계명을 중심으로 성경을 해설하고 있어 성경과 설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그러나 이것들이 성경을 대체할 수 없으 며 성경 위는 물론 성경과 나란히 둘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이다 . 그리고 이왕이면 좋은 번역본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
(3) 각 신앙고백의 특성과 구조를 알고 공부하면 더 유익하다 .
모든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은 전체 내용이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 고 있기 때문에 그 특성과 구조를 알고 접근하면 논리적으로도 이해하 기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 상당히 긴 분량의 신앙고백서나 요 리문답의 경우에도 구조를 알고 난 후 신앙고백이나 요리문답의 각 내 용이 이 구조 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보 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
(4) 각 신앙고백서가 확정되기까지의 배경을 알면 더욱 유익하다 .
모든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은 순탄한 환경에서 주어지지 않았다 . 박해와 오해가 있었고 그래서 논박과 신앙의 싸움이 있었다 . 사도신경 , 니케아 신경 , 웨스터민스터 문서 ,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 벨직 신앙고 백서 , 도르트 신경 등 모두 나름대로의 필연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
(5) 신앙고백서를 배운 후 묵상하며 암기하기를 힘쓰라 .
신앙고백서나 요리문답이 작성자들의 삶에서 태동하였기에 교리는 신자의 삶에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따라서 교리 서는 속독으로 읽을 책이 아니며 정독으로도 부족하다 . 한 조항 한 문 답을 읽을 뿐 아니라 그 내용은 기억되어야 할 것이며 생활에서 온몸 으로 체득해야 할 것이다 . 왜냐하면 이 신앙고백서들은 입으로만 아니 라 온몸으로 개혁 신앙과 신학을 체험하고 그것을 모범으로 보여 주었 을 뿐 아니라 신자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교리는 설교되고 가르쳐지고 낭독되고 기억될 뿐 아니라 묵상과 기도가 병행 되어야 할 내용이라 할 수 있다 .
(6) 각 교리의 토대인 성경본문 공부를 병행하라 .
자칫 교리 내용에만 집중을 하다가 본문의 근거가 되는 성경을 보 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하지만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은 신앙의 선조들 이 성경을 깊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 따라서 이것을 읽는 독자들 역시 항상 신앙고백의 토대인 성경을 깊이 이해하려는 마 음을 가지고 성경 본문에도 집중해야 한다 . 주석을 참고할 경우 고전 주석 중에는 칼빈의 주석이 좋은데 최근에 신약 주석이 조금씩 번역 및 출간되고 있다 .
(7) 교리공부에 좋은 해설서를 참고하라 .
교리공부는 교리설교를 듣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지만 아직 교회마 다 그렇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
(생략)
https://m.youtube.com/@osola24 Osola (유튜브)
https://cafe.naver.com/data24 기독교 자료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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