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정치

다스리지 않는 교회들

Sola. 2024. 4. 19. 06:00

 

다스리지 않는 교회들

장대선 목사 (2020.6.10)

장로교회정치의 용어상으로 ‘치리’는 ‘govern’으로서 다스림을 말하는 용어이며, 그러한 치리라는 용어의 의미에 따라 당연히 뒤따르게 되는 것이 바로 ‘권징’(discipline)이다. 즉 권징이 없는 치리, 곧 교회의 다스림이란 전혀 성립할 수 없는 언어도단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언어도단이 너무도 명백한 현실이다. 심지어 치리, 곧 다스림이라는 말조차도 교회에서 선호되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인 것이다. 그런즉 치리도 권징도 없는 현대교회에서는 사실상 교회정치가 불가능하다. 교회정치의 원리를 실천하는 용어인 치리와 권징이 유명무실하다면, 그런 유명무실을 바탕으로 하는 교회정치란 사실상 야망을 위한 사교장(salon)의 처세(the art of living)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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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귤상자에 든 귤들 가운데 곰팡이가 핀 것을 추려내지 않으면, 결국 온 상자에 곰팡이가 가득 퍼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범과가 있는 자들을 제대로 치리하고 권징하지 않으면, 범과가 있는 자도 망하고 무흠한 교인들에게까지도 물을 들여 망하게 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치리와 권징은 범과자를 살려내는 방편일뿐만 아니라 무흠한 성도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교회정치 혹은 치리는 지상의 교회들에 있어서 가히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나님의 택하심에 바탕을 두는 오직 하나인 비가시적(invisible) 교회가, 지상에 수 없이 흩어져 있으면서도 동일하게 하나인 교회(ἐκκλησια καθολικη)로서 지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교회의 ‘표지’(the notes or characteristic marks)인 ‘말씀’과 ‘성례’, 그리고 ‘권징’-혹은 ‘치리’-가 실재로 실현될 수 있는 원리가 바로 교회정치 가운데서 실천되며, 그러한 실천의 구체적인 행위가 바로 ‘권징’ 혹은 ‘치리’인 것이다. 가시적 교회의 표지에 있어서 말씀과 성례가 본질적으로 더욱 중요하지만, 그러한 말씀과 성례가 성경에 충실한 진리로서, 그리고 진리에 근거하여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의 근거가 바로 치리와 권징이다. 만일에 교회당의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진리가 아니라 오류 혹은 이단사설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그러한 오류는 치리에 의해 교정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단사설은 권징에 의해 척결되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또한 교회당의 예배에 성경의 진리에 포함되지 않으며 심지어 위배되는 요소가 있다면, 교회의 치리에 의해 이 또한 교정되며 보완이 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완고하게 오류와 이단사설에 근거하는 허황되고 거짓된 신앙행위를 고집하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또한 게으름과 무관심으로 성경의 진리에 근거하는 바른 신앙행실에 도무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사욕에 치우쳐 방해와 무질서를 조장하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권면과 권징을 통해 교회적인 다스림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상에 무질서와 방만, 그리고 부패와 악덕이 가득한 곳을 가리켜서 거룩한 ‘교회’라 칭할 수가 있겠는가? 피가 가득하며 불법이 가득한(겔 9:9)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의 땅을 가리켜서 교회라 부를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들이 모이는 곳”(계 18:2)을 가리켜서 “큰 성 바벨론”이라 칭할지언정, 그처럼 가증하고 더러운 처소를 가리켜서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De Civitate Dei)을 이 땅에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교회라 부를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러한 교회를 위하여서, 하나님의 택하심 가운데 오직 하나인 천상의 비가시적 교회를 이 땅에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수많은 회중들로 이뤄졌으면서도 오직 하나인 교회를 이 지상에 나타내 보이도록 하는 교회정치의 실천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 지상에 있는 많은 교회들은 사실상 치리를 포기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권징의 경우에는 그 논의조차 두려워하는 지경이어서, 장로교회의 당회에서나 노회에서나 간에 권징이 합당하게 시행되는 경우가 거의 드문 실정이다. 오히려 개인의 욕심과 야망에 의해 비정상적인 교회의 다스림, 즉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를 찬탈하고 차지하려는 독재의 수단을 위해 권징이 악용되는 부정적인 경우만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그처럼 운영되는 처소를 가리켜서 “큰 성 바벨론”이라 칭할지언정,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을 이 땅에 가시적으로 나타내 보이는 교회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성 바벨론이 된 곳을 향하여,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이르시기를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그 곳)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그 곳)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사실 중세시대, 그리고 종교개혁의 시대와 17세기 정통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로마 가톨릭교회뿐 아니라 여러 개혁교회들 또한 지역 공동체의 행정기관 및 법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었다. 대표적으로 결혼과 관련한 일련의 승인이나 행정처리를 담당하는 곳이 바로 교회였으며, 신앙적인 문제뿐 아니라 그와 연관된 일들에 있어서도 교회법정(court)의 역할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현대의 시선에서 볼 때에 그것은 국가교회적인 사회·정치적 배경 가운데서 가능했었던 것이라 판단되겠지만, 오히려 고전 6:5-6절에서 사도 바울이 권면하는바 “너희 가운데 그 형제간의 일을 판단할 만한 지혜있는 자가 이같이 하나도 없느냐. 형제가 형제와 더불어 고발할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는 말씀을 따라, 교회야말로 성도들 사이의 다툼이나 분쟁에 있어 시시비비를 가리는 고등한 법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었던 것이다. 특별히 고전 6:2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르기를 “성도가 세상을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 지극히 작은 일 판단하기를 감당하지 못하겠느냐.”고 했으니, 교회는 세속법정보다도 훨씬 엄밀하고 도덕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곳이어야 마땅했다. 이러한 말씀을 따라서 교회는 특히 도덕적인 부분들에 있어서 판단과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관의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교회들, 특히 우리 사회의 기독교회들은 고린도전서 6장에서 사도 바울이 권하는 바를 전혀 거스르는 가운데 있다. “세상도 너희에게 판단을 받겠거든”이라고 한 사도 바울의 권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회들은 세상보다 앞서서 바르게 진단하고 길을 인도하지 못하는 형편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형제가 형제와 더불어 고발할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고 책망하는 사도의 권면을 그대로 거스르는 태도 가운데 있으니, 이제 교회에서 발생하는 분쟁은 세상의 법정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심지어 스캔들 자체만으로도 권징의 사유가 될 만한 일부 목회자들의 성적인 범죄조차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세속 법정의 판결을 받을 때까지 아무런 교회적 판단이나 권징을 실행하지 못하는 가운데 있는 실정이니, 가히 교회는 더 이상 행정력도 법정적 기능도 할 수 없는 전적인 무능함과 외형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이 세대의 교회들을 향하여서,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전한바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fornicators)나 우상 숭배하는 자(idolaters)나 간음하는 자(adulterers)나 탐색하는 자(wantons)나 남색하는 자(buggerers)나, 도적(thieves)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covetous)나 술 취하는 자(drunkards)나 모욕하는 자(railers)나 속여 빼앗는 자(extortioners)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는 말씀은 고스란히 반복되어 선포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런 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5항에서 단언하는바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라 사탄의 공회가 될 만큼 타락해” 버린 무리일 뿐이니, 그런 무리들을 다스리기를 두려워하는 세대 가운데에 늘 부정한 종기와 나병, 그리고 곰팡이와 같은 것들이 가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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